• Total : 2339477
  • Today : 703
  • Yesterday : 1280


아들에게

2005.09.05 19:19

이병창 조회 수:3441

잘 익은 노을 한번 만나고 오라
능선으로 올라가라 했더니
오늘 본 것은
진홍빛이었다고 만 말하는구나
그것뿐이었더냐
셀 수 없는 하늘 빛깔 중에
너는 오직 하나의 색깔과 느낌을
선택했을 뿐.
바쁜 호흡으로 다녀온 너의 걸음에는
어떤 만남도 보이지 않는구나
아들아
바라본다는 것은 임무완수가 아니란다.
조금만 더 햇빛이 네 손등에 닿는 것을
보았더라면
마음껏 바람을 허락하는
구름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때로는 지는 노을이
너의 살도 되고 피도 될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너의 망막 속에 비쳐진 진홍 빛
그 너머 너머에서 지고 있는
너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행복 - 헤르만 헤세 물님 2021.01.18 1156
402 매월당 김시습 물님 2021.01.19 1162
401 가을 노래 - 이해인 물님 2017.11.02 1168
400 물님 2020.09.05 1171
399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1176
398 헤르만 헤세 - 무상 물님 2021.03.18 1179
397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1182
396 도도 2019.12.19 1184
395 세사르 바예호 물님 2017.11.02 1185
394 유언장 -박노해 물님 2020.12.30 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