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개천산 - 이병창
2007.05.30 22:07
화순 개천산
전라도 화순 개천산 중턱
이세종 선생 기도터에 가서
하룻밤 머물고
새벽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저 아래 등불 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 산자락에는
민초들의 한 서린 운주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람난 부인의 짐을 지게에 지고 나르기를
세 번이나 했다는 이공의 마음을 헤아리다가
하늘을 연다는 것
이 땅에서 하늘이 된다는 것은
큰 사람이 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어버이가 아이들의 하늘이듯이
가슴시린 한세상 품어 안고 가는 사람이
하늘이라는 것을.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온 사람들의 땅
화순 개천산
자신의 껍질을 벗고자 몸부림쳤던
한 영혼의 터에서
나는 큰 숨 한번 쉬고
다시 산을 내려 왔습니다.
2007, 5, 30
물 이 병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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