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367
  • Today : 1077
  • Yesterday : 1145


물.1

2010.07.22 19:55

요새 조회 수:1340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349
322 물님 2012.06.14 1350
321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1350
320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352
319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1354
318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359
317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360
316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361
315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363
314 신록 물님 2012.05.07 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