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003
  • Today : 740
  • Yesterday : 924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425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469
212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469
211 킬리만자로의 표범 [2] 물님 2011.07.03 2474
210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2475
209 바다 [3] 이상호 2008.09.08 2476
208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2477
207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477
206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480
205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481
204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2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