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423
  • Today : 695
  • Yesterday : 1345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2008.05.15 22:57

관계 조회 수:4666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장진성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 글씨를 목에 건채

어린 딸 앞에 세운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려는 모성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군인이 백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원으로

밀가루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오늘 우연히 마주한 이 시 앞에서
내눈이 내 입술이 파르르 떨립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물님 2021.08.11 4987
92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4994
91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4994
90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5013
89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5037
88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5037
87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5071
86 곳감 맛 귤 맛 [1] 물님 2011.11.08 5075
85 여물 [4] 운영자 2008.07.21 5123
84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5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