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700
  • Today : 366
  • Yesterday : 93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159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102
272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104
271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2105
270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2106
269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107
268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107
267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108
266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109
265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2109
264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