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6081
  • Today : 1151
  • Yesterday : 1451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1425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469
162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467
161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467
160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1467
159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466
158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466
157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464
156 거울 물님 2012.07.24 1463
155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462
154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