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866
  • Today : 937
  • Yesterday : 99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88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764
242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2765
241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775
240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2776
239 신록 물님 2012.05.07 2779
238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784
23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784
236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785
235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786
234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2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