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463
  • Today : 534
  • Yesterday : 991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702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759
162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2757
161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2757
160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구인회 2010.09.11 2753
159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749
158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2745
157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2744
156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2741
155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2739
154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2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