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4689
  • Today : 764
  • Yesterday : 1142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065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3203
132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3213
131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3215
130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3221
129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3227
128 동시 2편 물님 2012.03.02 3238
127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3241
126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3243
125 천사 [2] 하늘꽃 2008.05.14 3252
124 雨期 [1] 물님 2011.07.29 3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