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2603
  • Today : 1177
  • Yesterday : 120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065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이 게시물을
목록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3204
122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3205
121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3221
120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3222
119 눈 물님 2011.01.25 3222
118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3234
117 Rumi / Become the Sky 하늘이 되라 [3] sahaja 2008.04.16 3239
116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3257
115 10월 [1] 물님 2009.10.12 3259
114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3269
쓰기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