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2739
  • Today : 1313
  • Yesterday : 120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071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눈물 [1] 물님 2011.12.22 3011
222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3009
221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3007
220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3005
219 기뻐~ [1] 하늘꽃 2008.03.19 2999
218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993
217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2992
216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992
215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989
214 배달 [1] 물님 2009.03.12 2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