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4338
  • Today : 413
  • Yesterday : 1142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12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2886
142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885
141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2884
140 사랑 요새 2010.12.11 2882
139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2881
138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881
137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879
136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872
135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2871
134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