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570
  • Today : 236
  • Yesterday : 933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130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158
202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2158
201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2158
200 물님 2011.01.25 2158
199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158
198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2157
197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154
196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154
195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2153
194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