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3 | 봄 소식 | 하늘꽃 | 2009.03.02 | 2087 |
132 | 당신은 | 물님 | 2009.06.01 | 2085 |
131 | 눈물 [1] | 물님 | 2011.12.22 | 2084 |
130 | 시바타도요의 시 | 물님 | 2017.01.27 | 2083 |
129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2083 |
128 | 풀꽃 - 나태주 [2] | 고결 | 2012.03.06 | 2082 |
127 | 최영미, 「선운사에서」 | 물님 | 2012.03.05 | 2082 |
126 | 거룩한 바보처럼 | 물님 | 2016.12.22 | 2081 |
125 | 벼 - 이 성부 [1] | 물님 | 2011.10.03 | 2081 |
124 | 이별1 | 도도 | 2011.08.20 | 2081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