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732
  • Today : 398
  • Yesterday : 93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22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119
132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2114
131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114
130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2113
129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113
128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2113
127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113
126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112
125 이별1 도도 2011.08.20 2112
124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