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7565
  • Today : 519
  • Yesterday : 1117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895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802
232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804
231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806
230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2806
229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2806
228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810
227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2810
226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812
225 새벽밥 물님 2012.09.04 2813
224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