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308
  • Today : 907
  • Yesterday : 1527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2643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977
122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2032
121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115
120 물님 2012.06.14 2073
119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103
118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112
117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004
116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2000
11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000
114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2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