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4784
  • Today : 859
  • Yesterday : 1142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07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산수유 댓글 file 심영자 2008.03.29 2977
172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976
171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2975
17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2971
169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2971
168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2969
167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965
166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구인회 2012.10.22 2964
165 신록 물님 2012.05.07 2957
164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