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3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1609 |
152 | 봄날에 [1] | 요새 | 2010.01.01 | 1608 |
151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1608 |
150 |
꽃 꺾어 그대 앞에
[1] ![]() | 구인회 | 2010.01.30 | 1607 |
149 |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 | 이중묵 | 2009.01.21 | 1607 |
148 | 당신의 모습 [1] | 물님 | 2009.09.01 | 1606 |
147 | 가지 않은 길 | 요새 | 2010.03.19 | 1605 |
146 |
눈동자를 바라보며
[1] ![]() | 운영자 | 2008.12.28 | 1605 |
145 |
포도가 저 혼자
![]() | 요새 | 2010.07.18 | 1604 |
144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1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