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3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3086 |
232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3085 |
231 |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 물님 | 2009.07.03 | 3084 |
230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3075 |
229 | 포도가 저 혼자 | 요새 | 2010.07.18 | 3074 |
228 | 석양 대통령 | 물님 | 2009.05.13 | 3072 |
227 | 거울 | 물님 | 2012.07.24 | 3071 |
226 | 눈물 [1] | 물님 | 2011.12.22 | 3067 |
225 |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 이중묵 | 2009.03.03 | 3064 |
224 | 보내소서~힘 되도록~ [2] | 하늘꽃 | 2008.06.06 | 3063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