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1925
  • Today : 499
  • Yesterday : 1200


물 1

2007.01.22 23:34

운영자 조회 수:3729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3] 하늘꽃 2008.05.01 4305
392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4286
391 오월에( 메리붓다마스) [4] 하늘꽃 2008.05.01 4275
390 매미 소리 속에 매미가 있다 이병창 2005.09.05 4257
389 동해 낙산 이병창 2005.09.05 4253
388 사월에는 [4] 운영자 2008.04.15 4176
387 편지 solpami 2005.10.01 4166
386 불재에서 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 복수초를 소개합니다! [3] file 새봄 2008.04.01 4163
385 산수유 마을 [4] 운영자 2008.04.07 4156
384 바다는 이병창 2005.09.05 4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