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3 |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 구인회 | 2010.09.11 | 3216 |
332 | 고향 -정지용 | 물님 | 2011.02.01 | 3218 |
331 |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세상 | 2013.10.25 | 3219 |
330 | 새해 첫 기적 [1] | 도도 | 2011.01.01 | 3231 |
329 | 희망가 | 물님 | 2013.01.08 | 3235 |
328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3236 |
327 |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 물님 | 2012.01.02 | 3237 |
326 | 바다가 말하기를 [2] | 운영자 | 2008.12.06 | 3239 |
325 | 불 [5] | 하늘꽃 | 2008.11.17 | 3242 |
324 | 킬리만자로의 표범 [2] | 물님 | 2011.07.03 | 3242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