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139
  • Today : 974
  • Yesterday : 1043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2013.10.25 15:58

세상 조회 수:2557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류시화 번역


그들은 꽃이게 하라

사람들이 물 주고, 거름주고, 보호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한낱 플화분에 같힌 운명이게 하라


나는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독수리처럼 절벽에 매달려 높고 험한

바위들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라


돌의 표면을 깨고 나와 

광화하고 영원한 하늘의 광기와 마주하며 살리라


시간의 산맥 너머러, 혹은 불가사의한 심연속으로

내 영혼, 내 씨앗을 날라다 주는 고대의 바닷바람에 흔들리리라


비옥한 골짜기에 무리지어 자라며

찬사를 받고 기러지다가

결국은 탐욕스런 인간의 손에 뽑혀버리는 좋은 향기나는

꽃이기보다는 차라리 모두가 피하거나

눈에 뜨지 않는 잡초가 되리라.


감미롭고 향기로운 라일락이 되기보다

차라리 퀴퀴한 초록의 악취를 풍기리라


강하고 자유롭게 홀로 설 수만 있다면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2489
82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2489
81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88
80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2485
79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2483
78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2481
77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481
76 감각 요새 2010.03.21 2479
75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478
74 찬양 [6] 하늘꽃 2008.09.25 2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