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415
  • Today : 1032
  • Yesterday : 106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49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4689
262 초혼 [1] 요새 2010.07.28 4685
261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4682
260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4681
259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4679
258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4667
257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4666
256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666
255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4665
254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