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502
  • Today : 968
  • Yesterday : 1259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687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새벽밥 물님 2012.09.04 1650
92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1648
91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647
90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646
89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645
88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645
87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644
86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644
85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1644
84 배달 [1] 물님 2009.03.12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