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9320
  • Today : 1101
  • Yesterday : 1297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4351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4543
242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4538
241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4535
240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4530
239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4528
238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4524
237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518
236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4517
235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4516
234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4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