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710
  • Today : 982
  • Yesterday : 1033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120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4268
202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4269
201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4274
200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4282
199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4282
198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4285
197 거울 물님 2012.07.24 4289
196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4293
195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4294
194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4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