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2009.01.21 16:33
- 향나무의 꿈 -
인정머리 없는
허름한 도시의 아스팔트 위로, 시원히
비 내리면
우산을 찾아 비를 맞으며
우산 속에 부서진 빗물이 들어오고 구두 안에 물이 새어 들어 올 때까지 슬라브집 처마 아래 어쩔 수 없이 만든 어설픈 화단 안에 덩그러니 서 있는 향나무를 보아야 한다.
아무리 보아도
외로운 향나무에게는 빗물의 부스러기조차 날리지 않고, 그가 목을 늘여 빗물을 보아도 헛짓이 되고, 뿌리에 닿아 있는 건 마른기침만 해대는 흙 부스러기 뿐이다.
그런데 비 내리면
나는 아스팔트를 떼어내고 새 화단을 만들어 향나무를 옮길 꿈만 꾸고
향나무는 활짝 웃는 꿈만 꾼다.
꿈은 촛불로 타오른다.
댓글 4
-
이중묵
2009.01.21 16:36
지난 해는 촛불들이 많이 켜졌었는데, 바람앞에 꺼지는 촛불을은 그 얼마인지 셀 수도 없습니다. -
구인회
2009.01.21 21:21
"나는 아스팔트를 떼어내고 새 화단을 만들어 향나무를 옮길 꿈만 꾸고 /
향나무는 활짝 웃는 꿈만 꾼다. "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듯
써내려간 시의 마디마디에
빗물처럼 시인의 꿈이 쏟아져 내립니다~* -
구인회
2009.01.21 21:24
우리 가족들께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이시인님은
우리 불재에서 전국에 계신 여러 시인들을 모시고
"사랑채 시문학회"를 여신 바 있으며,
다음카페 " 들꽃마을 시 사랑채"의 주인장이십니다~ -
구인회
2009.01.21 21:29
아래 카페를 누르시면 이중묵 시인의
카페가 열립니다.
시와 음악, 사진과 세상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제소리를 내는 시인의 카페에 자주 들러 주시기 바랍니다
http://cafe.daum.net/vpoem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3 | 사랑하는 별하나 [1] | 불새 | 2009.09.24 | 4754 |
232 | 사랑하는 까닭 [3] | 물님 | 2009.09.27 | 4449 |
231 |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 도도 | 2009.09.28 | 4754 |
230 | 10월 [1] | 물님 | 2009.10.12 | 4570 |
229 | 그 꽃 [1] | 물님 | 2009.11.22 | 4682 |
228 | 봄날에 [1] | 요새 | 2010.01.01 | 4276 |
227 | 나는 천개의 바람 [2] | 물님 | 2010.01.24 | 4726 |
226 | 보리피리 [1] | 구인회 | 2010.01.25 | 4319 |
225 | 전라도길 | 구인회 | 2010.01.26 | 4200 |
224 | 생명의 노래 [1] | 구인회 | 2010.01.27 | 37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