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3 |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 물님 | 2009.04.16 | 2930 |
162 | 전라도길 | 구인회 | 2010.01.26 | 2927 |
161 |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 운영자 | 2008.06.10 | 2927 |
160 | 이홍섭, 「한계령」 | 물님 | 2012.06.21 | 2925 |
159 | 김세형,'등신' | 물님 | 2012.03.12 | 2924 |
158 |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 구인회 | 2012.10.27 | 2923 |
157 | 봄날에 [1] | 요새 | 2010.01.01 | 2922 |
156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2915 |
155 |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 | 구인회 | 2010.02.04 | 2912 |
154 | 아침에 하는 생각 | 물님 | 2009.04.10 | 2909 |
온도를 가늠 할 수 없는 불꽃, 노랑으로 살라지는 은행잎, 그 명치의 통증이 가슴 가운데로 ......그 슬픔이 그랬군요.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애터지게 부르며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 그것 이었군요.
이 세상 외롬 속 그 한 가운데
절명으로 부르는 깊은 가을 저녁을 만납니다.
그리고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립니다. 흘러가......버립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슬픈 눈,
그마저도 풍경 마냥 바람이 입니다.
참 깊은 가을, 시인을, 그 가슴을 한 精人을 그립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