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628
  • Today : 294
  • Yesterday : 933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2158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2522
112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094
111 천산을 그리며 [4] file 운영자 2008.08.02 3110
110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957
109 아니 ! 제목이 춤을~ [5] 하늘꽃 2008.07.15 3057
108 따뜻함에 대하여 [6] 운영자 2008.07.03 3166
107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2205
106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2332
105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156
104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2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