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999
  • Today : 660
  • Yesterday : 934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387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431
202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2433
201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433
200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2433
199 바다 [3] 이상호 2008.09.08 2435
198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435
197 고향 -정지용 물님 2011.02.01 2435
196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437
195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437
194 평화의 춤 [1] 물님 2009.05.18 2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