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5499
  • Today : 569
  • Yesterday : 145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410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배달 [1] 물님 2009.03.12 1417
282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417
281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1417
280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417
279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418
278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1418
277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419
276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419
275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419
274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