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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물님의 시에 음악을 달다..

2008.03.29 18:04

새봄 조회 수:3090



            

                  


                물 1

                                       -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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