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458
  • Today : 730
  • Yesterday : 1345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53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4734
142 초혼 [1] 요새 2010.07.28 4736
141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4739
140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739
139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4741
138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4742
137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4751
136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751
13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4757
134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4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