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537
  • Today : 1043
  • Yesterday : 1268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8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1508
302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09
301 새벽밥 물님 2012.09.04 1509
300 [1] 샤론(자하) 2012.03.12 1510
299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11
298 이별1 도도 2011.08.20 1511
297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11
296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511
295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512
294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