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밥이 하늘입니다 | 물님 | 2010.11.29 | 1435 |
262 | 거룩한 바보처럼 | 물님 | 2016.12.22 | 1435 |
261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1436 |
260 | 꽃 -김춘수 | 물님 | 2012.07.24 | 1437 |
259 | 雨期 [1] | 물님 | 2011.07.29 | 1438 |
258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1439 |
257 |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 구인회 | 2012.02.15 | 1440 |
256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1440 |
255 | 석양 대통령 | 물님 | 2009.05.13 | 1441 |
254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1442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