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118
  • Today : 996
  • Yesterday : 9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65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2512
142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511
141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510
140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2509
139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509
138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508
137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507
136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507
135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505
134 희망가 물님 2013.01.08 2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