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4929
  • Today : 1450
  • Yesterday : 1189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141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432
252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433
251 雨期 [1] 물님 2011.07.29 1434
250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437
249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437
248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438
247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1438
246 새벽밥 물님 2012.09.04 1440
245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1441
244 물님 2011.01.25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