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263
  • Today : 769
  • Yesterday : 1268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1473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음악 [1] 요새 2010.03.19 1504
282 배달 [1] 물님 2009.03.12 1505
281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505
280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1505
279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505
278 거울 물님 2012.07.24 1505
277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506
276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506
275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507
274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