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0113
  • Today : 489
  • Yesterday : 966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1246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아이들 [5] file 새봄 2008.04.05 2226
332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2217
331 산새 [5] 운영자 2008.08.19 2217
330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216
329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2193
328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2186
327 자리 [2] 물님 2013.01.31 2170
326 강물이 인간에게 [3] 운영자 2008.04.27 2168
325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구인회 2013.09.18 2162
324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