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947
  • Today : 752
  • Yesterday : 932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2590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2476
242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476
241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476
240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477
239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477
238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477
237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2477
236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478
235 물님 2012.06.14 2479
234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