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4695
  • Today : 1000
  • Yesterday : 1199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335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4352
242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4352
241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4350
240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346
239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344
238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343
237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341
236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341
235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340
234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