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386
  • Today : 615
  • Yesterday : 1043


김세형,'등신'

2012.03.12 12:09

물님 조회 수:4095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4204
232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4205
231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4206
230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4206
229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4210
228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4212
227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4215
226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4219
225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4227
224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