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450
  • Today : 1224
  • Yesterday : 1296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2008.06.10 07:00

운영자 조회 수:1957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고 정 희 시인
              

사십대 문턱에 들어서면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기다린 인연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니, 와 있는 인연들을 조심스레 접어 두고
보속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씨뿌리는 이십대도 가꾸는 삼십대도
아주 빠르게 흘러
거두는 사십대 이랑에 들어서면
가야 할 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선택할 끈이 길지 않다는 것도 안다

방황하던 시절이나 지루하던 고비도
눈물겹게 그러안고 인생의 지도를 마감해야 한다


쭉정이든 알곡이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대,
사십대 들녘에 들어서면
땅바닥에 침을 퉤, 뱉아도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1991년 6월 9일 지리산에서
            세상을 떠난 시인의 유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501
152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491
151 배달 [1] 물님 2009.03.12 1498
150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1712
149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1530
148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526
147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481
146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502
145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468
144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