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9072
  • Today : 853
  • Yesterday : 1297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4203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4268
152 찬양 [6] 하늘꽃 2008.09.25 4266
151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4263
150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258
149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4257
148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4257
147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254
146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254
145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252
144 기뻐~ [1] 하늘꽃 2008.03.19 4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