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839
  • Today : 1068
  • Yesterday : 104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33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4481
142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4483
141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4484
140 10월 [1] 물님 2009.10.12 4487
139 초혼 [1] 요새 2010.07.28 4490
138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4491
137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4502
136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4502
135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4516
134 Rumi / Become the Sky 하늘이 되라 [3] sahaja 2008.04.16 4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