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35
  • Today : 913
  • Yesterday : 927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2658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5] 하늘꽃 2008.11.17 2562
192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561
191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2559
190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558
189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557
188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2557
187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2557
186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2553
185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547
184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