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 |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 요새 | 2010.06.19 | 1389 |
142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387 |
141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1386 |
140 | 당신의 모습 [1] | 물님 | 2009.09.01 | 1386 |
139 |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 이중묵 | 2009.02.04 | 1386 |
» | 최영미, 「선운사에서」 | 물님 | 2012.03.05 | 1385 |
137 | 연애시집 - 김용택 [2] | 물님 | 2010.10.29 | 1385 |
136 | 아침에 하는 생각 | 물님 | 2009.04.10 | 1385 |
135 | 초 혼(招魂) [1] | 구인회 | 2010.01.28 | 1384 |
134 |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 이중묵 | 2009.04.06 | 13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