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676
  • Today : 948
  • Yesterday : 1345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611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4694
162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4702
161 풀꽃 [1] 물님 2010.12.30 4702
160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4703
159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4707
158 Rumi / Become the Sky 하늘이 되라 [3] sahaja 2008.04.16 4710
157 눈물 [1] 물님 2011.12.22 4711
156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4715
155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4718
154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4719